권혜원 성북누리봄봉사회 회장(인물 사진)도 바로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월곡1동 자원봉사캠프 캠프장 이력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산더미 같은 일도 무서워하기는커녕 척척해낸다. 그런 그녀가 어버이날을 맞아 또 일을 냈다. 지난 8일 (사)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 앞 노상에서 ‘사랑의 잔치국수 나눔’ 행사를 연 것.
하루 전 날인 7일 열댓 명의 회원들이 성북구장애인단체연합회 주방을 빌려 음식재료를 씻고 다듬고 준비하느라 동분서주. 행사 당일인 8일 이른 아침. 월곡1동 주민센터에서 대여해온 천막 세 동, 테이블 열 개, 의자 오십 개가 연합회 입구에 설치돼 마치 잔칫날을 방불케 했다.
오전 11시도 채 되기 전부터 초대받은 월곡1동 구립경로당 이용 어르신 40여 명과 지역 거주 어르신들이 자리를 차지하며 이날 다녀간 어르신 숫자는 대략 80명 선.
차려진 메뉴는 호박과 당근을 볶고 계란지단 등 고명을 올린 맛난 잔치국수와 열무김치, 야채부침개, 호박식혜, 겉절이 등 맛난 음식과 쌀 서 말 분량으로 빚은 절편, 참외 등 상다리가 휘어질 판.
이날 식사 대접에 앞서 회원들은 어르신들 가슴에 일일이 카네이션 달아드렸다. 초대 받은 한 할머니는 “음식도 너무 맛있고, 어찌나 살갑고 다정한지 웬만한 자식보다 낫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권 회장이 1996년도부터 이끌고 있는 성북누리봄봉사회는 매년 김장김치, 고추장을 담가 나누고, 여름 복(伏)중엔 어르신들을 위한 삼계탕 대접봉사를 하는 등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봉사 베테랑 조직 중 하나. 28년 역사를 지나는 동안 우여곡절도 있었다. 창립 당시 한마음봉사회로 출발했으나 같은 이름의 봉사단체들이 많아 ‘성북누리봄봉사회’로 개명했다는 것.
“조직에 참여하면서 나도 모르게 봉사에 감염됐다”는 노선순 총무. 그는 “저는 이미 제 봉사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며 미소 짓는다. “소외이웃들을 통해 주변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진정한 행복이 뭔지 깨닫게 되었거든요.”
이들의 선행에 이날 이승로 구청장과 김남근 국회의원당선자, 나혜주 자원봉사센터장 등이 이곳을 찾아 격려했고, 정형진 성북구의회 전 의장은 화사한 종이꽃 연등 150개를 후원했다.
권혜원 회장은 “남을 돕는 일이 한없이 행복하다”면서 “봉사에 ‘다음’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봉사활동은 깜짝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돼야 합니다. 무엇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자체가 생활 속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죠.” 봉사 고수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남혜민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성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