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성북

불우이웃의 공동체 '보문복지사랑채'

삼선새마을금고 3년 무상임대 사무실서 엄마의 밥집, 한글교실, 인문학 강의 등 지역밀착형 복지 실현

데일리성북 | 기사입력 2024/05/14 [12:43]

불우이웃의 공동체 '보문복지사랑채'

삼선새마을금고 3년 무상임대 사무실서 엄마의 밥집, 한글교실, 인문학 강의 등 지역밀착형 복지 실현
데일리성북 | 입력 : 2024/05/14 [12:43]

 



지난달 25일 성북구 보문동7(보문로1320 1)에 위치한 보문복지사랑채(옛 삼선새마을금고 4지점)’를 찾은 한 주부는 매장을 두세 바퀴 돌더니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들었다.

 

그녀는 여기만 오면 횡재하는 기분이라며 싼 가격에 옷도 장만하고, 수익금 전액은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일주일에 한 번쯤은 들러 기부도 하고, 물건도 구입한다고 말했다.

 

1년 전부터 보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임맹심)가 운영하고 있는 사랑의 공동체현장인 보문복지사랑채. 이곳이 보문동 소외이웃들의 소통 공간이자 나눔 공간으로 튼실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의류 등 패션제품서부터 라면, 음료 등 먹을거리 등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어 언뜻 보기에 동네마켓과 다를 바가 없지만, 지역 불우이웃들에게 희망을 파는 가게.

 

또 나눔 냉장고 안엔 간편식품인 부대찌개, 영양닭죽, 순두부찌개, 청국장, 김치찜, 햇반 등 부식과 제로슈가 등 음료수들이 위생적으로 보관돼 있는데, 이런 부식과 음료 등 먹을거리는 저소득가정 주민들에게 무상 지원되는 식품.

 

이곳에서 근무 조를 편성해 봉사하는 천사들은 바로 보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 이성달 고문(전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아 사령관이 된 임맹심 위원장은 이성달 고문께서 갈고닦아놓은 길을 누가 되지 않도록 위원들과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히 걷고 있다고 말했다.

 

보문복지사랑채가 태동한데 일조한 일등공신은 삼선새마을금고(이사장 이숙희). 202212월 삼선새마을금고 4지점이 이전계획에 따라 성북구청에 3년간 무상임대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탄력이 붙은 것. 마침 한 달 전쯤(2022.11) 보문동에서 운영된 현장구청장실에서 주민들의 주민을 위한 여가문화시설 및 소규모 지역복지 거점 공간을 설치해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전격 추진된 것이라고.

 

이에 대해 이숙희 삼선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경제적 불평등은 언제나 큰 사회적 문제라며 저소득층과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복지 문제가 자주 화두로 오르내리는 가운데 금고4지점이 문을 닫게 되면서 지역상생발전을 위해 금고 내 협의를 거쳐 불우이웃을 위해 3년간 무상임대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살아가면서 선택은 각자의 몫이라지만 소외가 없도록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고 싶은 것이 삼선새마을금고가 꿈꾸는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연면적 115.92(35.7)인 보문복지사랑채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도움을 준 삼선새마을금고·보문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동 새마을·통장협의회·영암교회·보문동성당·길상사·성북천공동체·동일한의원·보문사·BBQ치킨성북스타점·생명의전화종합사회복지관·미타사·성실인테리어·대동전력·육일전기·규민설지·참피온태권도·엄가네순대국·동스스카프 등 기관과 단체, 그리고 물품이나 후원금을 전달한 천사들의 명단이 그림 희망나무가지에 나뭇잎 명찰을 달고 주렁주렁하다.

 

운영방식은 보문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이 자신들의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오전10-오후4) 5일 돌아가면서 근무하고 있는데 기부 받은 물품을 기록하고, 판매수익금으로 저소득층이 직접 원하는 식품을 구입하고 있다.

 

보문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하는 일은 이뿐이 아니다. 저소득 계층에 놓여있는 홀몸어르신을 돕는 일은 기본. 그러나 지역에 생활형편이 넉넉지 못한 청년·중장년 1인 가구가 의외로 많다는데 착안, ‘엄마의밥집분과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수혜자 열두 명을 선정해 동 주민센터 주방에서 사랑과 정성으로 조리한 4가지 반찬을 매월 2회 전달하고 있다는 게 동 주민센터 오지은 복지담당직원의 전언.

 

 

이 분과위원회는 1952년생 김정순 부위원장·이애숙 위원부터 1969년생 막내 김은미 회계까지 연령층이 다양하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뭉쳤기 때문일까, 봉사현장에서 만난 위원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밝고 티 없다. 이성달 고문의 권유에 올 초, 이 모임에 합류했다는 김선화 위원은 좋은 분(위원)들과 봉사로 인생이모작을 아름답게 덧칠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노춘희 문해교육사를 초빙해 한글교육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한글교실, 매주 월요일 오전 1010분부터 1140분까지 김석민 교수를 초빙해 인문학강의등을 운영, 지역밀착형사회복지 실현에 최고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임맹심 위원장은 “‘기부하면 큰 금액을 떠올리기 쉽지만 작은 기부가 이웃에 희망이 될 수 있다면서 소액의 후원금은 물론,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품과 남는 식품 등을 기부해 소소한 나눔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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