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새마을문고회 '에코! 아트다 아트!' 종이 만드는 재미 흠뻑수제종이 만들기 '공동체 실험'…10월 전시회, 청소년들과 마을지도 만들기도 추진
“말린 수제종이가 한층 더 예뻐 보이지 않나요? 일주일 전 물에 불린 폐지를 믹서기에 돌려갈아 틀에 반죽을 뜨고 갔는데, 신기해요.”
3일 오전 성북동 주민센터 5층 다목적실. 행사에 참여한 한 주민은 양 볼이 발갛게 상기된 채 새롭게 탄생한 수제종이의 매력에 눈을 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새마을문고성북구지부(회장 서호정)가 문고회원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쓰다버려지는 택배박스, 종이쇼핑백, 계란판, 우유팩, 헌책, A4이면지 등 펄프를 이용해 재생용지를 만들어 환경도 살리고, 자신만의 창작품을 만드는 이른바 ‘공동체실험’이 한창이다.
박기순 성북동새마을문고 회장이 제안해 이뤄진 이 같은 아이디어는 성북동 마을이름(북정)을 따 ‘BOOK정BOOK정 할만 해!’, ‘에코! 아트다 아트!’로 정하고 홍보기간을 거쳐 지난달 26일 첫 수업을 진행한 것.
첫날인 이날 참여한 사람들은 동 문고회원들과 주민, 동 해당직원들. 이들은 박기순 강사(성북동새마을문고 회장)의 설명에 따라 모아진 폐품 등을 물에 불려 짓이기고 믹서기에 갈아 걸죽해지자 체를 이용해 거른 종이죽을 한지 만드는 틀에 떠 넣으며 ‘어떤 작품이 나올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상기된 표정들.
일주일 동안 건조과정을 거쳐 자신이 만든 말린 수제재생종이가 나오고, 종이에 붓과 마른꽃잎 등을 이용해 혼자만의 독특한 작품이 탄생하는 3일. 임시강의실 용도로 쓰인 이 동 다목적 홀은 숨소리도 없을 만큼 정적이 흐르고, 작품 만들기에 열중한 수강생들 포정은 마치 대입시험을 앞둔 수강생 못지않게 진지하다.
색색행주 위에 마른 수제종이를 펼쳐 위에 작디작은 마른꽃잎을 아교풀로 컬러풀하게 요기조기 붙이고, 색색사인펜을 이용해 그림도 그리고, 붓글씨도 쓰기를 한 시간 반쯤 지났을까, 여기저기서 완성했다고 사인을 보낸다. 청일점으로 재생종이 만들기에 도전한 류복수 성북구새마을협의회장은 “환경도 살리고 나만의 오롯한 체험을 통해 모처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기순 삼선동새마을문고 회장은 “우리나라 종이소비량이 한 해 동안 990만 톤(나무 약 2억4천만 그루)이나 소비돼 환경에 대한 심각성은 백번을 말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소비하는 종이에 대해 현실을 알아보는 한편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아끼고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번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추진배경을 설명하고 “이번 수업을 계기로 청소년들과 마을지도도 그리고, 10월 경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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