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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에 만난 사람> 이영우 6.25참전유공자회 성북구지회장 "목숨 받친 나라, 이대론 안된다!"

회원 연령 90~97세 열정은 청춘 "왜곡된 6.25전쟁 역사 바로잡아야"

데일리성북 | 기사입력 2024/06/20 [02:51]

<호국보훈의 달에 만난 사람> 이영우 6.25참전유공자회 성북구지회장 "목숨 받친 나라, 이대론 안된다!"

회원 연령 90~97세 열정은 청춘 "왜곡된 6.25전쟁 역사 바로잡아야"
데일리성북 | 입력 : 2024/06/20 [02:51]

 



걱정이에요.”

 

손가락을 깍지 낀 90대 노장은 연륜이 무색하리만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만난 이영우(李榮雨·93·정릉4)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성북구지회장 얘기다.

 

일부 국민들 중에서는 북한의 대남 흉계를 잘 모르고 그들의 대남 전략에 편승해 6.25전쟁을 북침운운하며 초등학생 등 젊은이들에게 잘못된 안보관을 심어주고 있다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6.25전쟁은 누가 어떤 주장을 하든 명백한 북한의 남침이라면서 해이해지고 있는 안보관을 공고히 다지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북부보훈지청이 성북구 6.25참전유공자회에 등록한 숫자는 약 350명이며, 성북구청이 파악한 숫자는 약 280. 회원 연령대(90-97)가 고령이다 보니 행사에 동원되는 숫자는 기껏해야 수십 명으로 단체 존재 자체가 걱정스럽다는 이 회장은 “6.25전쟁의 실상과 교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 진정한 나라사랑 정신을 후손에게 일깨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성북구지회장에 오른 것은 2011년도. 연임을 거쳐 20179월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지난해 다시 복귀, 마지막 봉사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목숨 바쳐 세운 나라, 정치권은 좌우로 나뉘어 이념싸움에 바쁘고, 사회집단은 갈가리 찢겨 국민은 어디로 갈지 우왕좌왕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는 그는 그의 나이 열일곱인 19482, 육군9연대2대대에서 2주간 군사교육을 받고 1950년 경기도 8사단에 입소해 전장에 뛰어든 열혈 애국지사. 북한군과 전투를 시작해 1957년 제대할 때는 이등상사(현 육군상사)였다.

 

보병8사단에 소속되어 강원도 인제군 양구동면과 서화면 등에서 훈련을 받으며 3년 세월을 전쟁했다고 회고하는 노병은 “6.25전쟁은 북한 김일성 집단이 남침을 한 것이지, 결코 북침이 아니란 것을 젊은이들이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할 땐 간절함 때문인지 목소리가 다소 떨리는 듯했다.

 

학교에서 똑바로 배우지 못한 것을 나무랄 수는 없죠. 6.25전쟁은 김일성(북한)하고만 한 전쟁인 줄 아는데, 6.25전쟁은 김일성과의 전쟁과 중공군(중국군)과의 전쟁, 이렇게 두 개의 전쟁으로 구성됩니다. 스탈린은 무기 등을 댔고, 마오쩌둥은 200만 명의 실제 병력을 제공했으니까요. 첫 해를 제외하고 나머지 2-3년 동안 김일성은 보조역할밖에 못했죠.”

 

이렇게 6.25전쟁에 대한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이 회장은 2015년께 그가 성북구지회장을 했을 당시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서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 ROTC(학군단)를 찾아 6.25교육 강사를 초빙해 1년에 4개 학교를 찾아 안보교육을 실시하기도.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한국의 전후세대들이 6.25참전용사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을 잊어선 안 된다는 이 회장은 정부에서는 걸핏하면 참전용사들에게 잊지 않겠습니다라고만 말하는데 도대체 뭘 잊지 않겠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지방자치단체별로 지급해주는 참전수당이 천차만별이라고 꼬집는다.

 

강원도 화천이 30만원, 양구는 20만원인데 반해 서울은 15만원으로 통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93세 노병은 인터뷰하는 내내 옷매무새를 흩뜨리지 않고 꼿꼿했다. <남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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