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성북

월곡2동 새마을부녀회, 어르신 건강한 여름나기 위해 삼계탕 100인분 나눠

직접 생닭 손질, 약재로 육수 끓이며 구슬땀…따뜻한 이웃의 정 나눠

데일리성북 | 기사입력 2024/06/19 [18:02]

월곡2동 새마을부녀회, 어르신 건강한 여름나기 위해 삼계탕 100인분 나눠

직접 생닭 손질, 약재로 육수 끓이며 구슬땀…따뜻한 이웃의 정 나눠
데일리성북 | 입력 : 2024/06/19 [18:02]



올 들어 가장 덥다는 19일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청사 옆 공터. 이른 아침부터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삼계탕을 고는 맛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바로 월곡2동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르신들의 안위를 염려하며 원기를 보충시켜드리기 위해 행해지는 이른바 사랑의 삼계탕 나눔 행사.

 

해마다 반복되는 연중행사(삼계탕 나눔)지만, 올해는 특별하다. 연임을 마친 신현화 전 회장으로부터 올해 초 배턴을 이어받은 황소영 신임회장과 여순남 신임총무 등이 첫 명()을 받들고 봉사달인들로 구성된 회원들과 100인분의 삼계탕을 고느라 땀이 비 오듯 하지만, 얼굴은 더없이 행복한 표정들.

 

앞서 거쳐 가신 선배회장님과 임원 그리고 회원들로부터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며 고운 미소를 짓는 황 회장은 입맛을 잃어 기운 없는 어르신들이 저희가 정성껏 곤 삼계탕을 잡숫고 건강을 회복하신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6시경 첫 출근(?)한 사람은 17년 전 이 동 새마을부녀회를 다시 창단시킨 주역 이점숙 회장과 너른 품으로 지역에 따뜻한 온기를 선사한 신현화 전임회장(성북구새마을부녀회 총무 역임). 역시나 노련한 노하우와 봉사정신으로 중무장한 선배다운 진면목이 아닐 수 없다.

 

이점숙 초대회장은 대형들통 두 개에 닭발과 물을 붓고 프로판(프로페인)가스통 위에 올린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콜라겐성분이 최고치에 달할 만큼 영양만점의 육수를 내기 위한 비법이라고 귀띔.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 담당인 김아현 부회장이 닭발이 누를까 싶어 불 옆을 떠나지 못하고 대형 주걱으로 젓기를 수 시간 반복. 닭발이 고아지자 회원들이 모여들어 육즙을 곱게 으깨어 짜고, 찹쌀과 몸에 좋다는 온갖 한방재료들을 넣은 토종닭을 켜켜이 투하하는 등 역할분담이 확실하다.

 

2시가 되면서 동 주민센터 직원은 혹여 새마을부녀회원들이 더위에 지칠까 우려했을까, 얼음을 가득 채운 넓은 용기와 얼음물에 적실 작은 수건을 회원수 만큼 가져와 배려하자 회원들은 고맙다며 반색. 오고가는 정이 더없이 도탑다.

 

동 새마을부녀회원들의 선행에 후원의 손길도 잇따랐다. 월곡2동새마을금고(이사장 김정주)에서 포장한 콩설기 100여개, 새서울신협(이사장 천복성)에서 타월 100장을 협찬했으며, 윤재성 월곡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금일봉을 전달했다. 이 떡과 타월은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정성으로 곤 한방삼계탕과 함께 포장용 비닐가방에 담겨져 어르신 100명에게 나뉘어졌다.

 

점심식사 시간이 훌쩍 지난 낮 2시경. 이들이 마주앉은 점심메뉴는 삼계탕일 법한데 No! “어르신 한 분에게라도 더 드리기 위해 우린 소박한 밥상을 준비했다며 간이식탁에 내놓은 반찬 주 메뉴는 카레라이스와 주민센터 마당에서 키운 상추쌈밥. 둘러앉아 도란도란 주고받는 대화가 십년지기보다 다정한 이유는 아마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일을 하고 있어서이지 싶다.

 

선배님들과 함께 봉사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피곤한 줄도 모르겠어요. 저희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어디든 내딛으려고요.” (여순남 총무)

 

삼계탕은 불조절과 정성이 관건이지요. 길을 닦아놓은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의 뒤를 따라 보고 배운 대로 하겠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황소영 회장)

 

회장과 총무가 50대 초반으로 젊어요. 의욕도 넘치는 데다 무슨 일을 하든지간 실수가 없고 빈틈이 없답니다. 월곡2동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예요.” (신현화 전 회장)

 

새마을부녀회원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지만 노 땡큐예요. 지금 열여덟 명의 회원만 있음 충분하니까요. 그만큼 호흡이 잘 맞는다는 뜻이죠.” (이점숙 초대회장) <남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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