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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동선동번영회, 어르신 위한 한방진료와 효(孝) 잔치 열어

저소득 어르신 40명 초청 무료 한방진료, 약침 시술…다과회, 가수 공연, 레크리에이션 등 효(孝)잔치, 다양한 선물 전달

데일리성북 | 기사입력 2024/06/16 [16:21]

성북구 동선동번영회, 어르신 위한 한방진료와 효(孝) 잔치 열어

저소득 어르신 40명 초청 무료 한방진료, 약침 시술…다과회, 가수 공연, 레크리에이션 등 효(孝)잔치, 다양한 선물 전달
데일리성북 | 입력 : 2024/06/16 [16:21]

 

 

누웠다 일어나면 허리가 잘 펴지지 않아요.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는 일은 다반사고. 걸어야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니까.”

 

지난 13일 오전 성북구 동선동 주민센터 2층 강의실. 김 모 할머니는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주민들의 세미나, 동호회 모임 등 소규모 사용을 위한 공간인 강의실이 이날 무료건강한방진료실로 깜짝 변신했다.

 

입구에 방문간호사가 두 명 배치돼 수혜어르신들의 혈압혈당 체크 등 문진표를 작성한 뒤 한의사(채명철 정토한의원 원장)에게 넘겨주면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고, 가리개가 설치된 침상(간이베드)에 누워 면역력 증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산삼약침을 맞는 등 호사(?)를 누린 것.

 

자원봉사를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을 잠시 문 닫고 이숙희 간호사와 이날 진료에 나선 채명철 원장이 진료한 환자는 44.

 

동 주민센터 복지 팀이 미리 저소득 홀몸어르신인 수혜 어르신들을 선정했다는 이날 어르신 대부분이 퇴행성관절, 허리협착증, 오십견, 하지정맥류 등을 앓고 있으며 기력과 식욕감소를 호소했다는 게 채 원장의 전언.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던 박 모 할머니(83)는 알츠하이머병과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환자. 무심한 표정으로 허공을 주시하던 할머니가 느닷없이 김영옥 방문간호사의 손등에 뽀뽀세례를 거푸하자 김 간호사는 익숙한 듯 미소로 응대.

 

박 할머니가 주택지하 방 한 칸에 거주하시는데 곰팡이 피고, 도배장판도 뜯겨나가 집수리가 시급한 상황이거든요. 동선번영회에서 견적을 내고 수리를 해드리려 했는데, 집주인이 허락을 않는 거예요. 집을 고치려면 집주인 방도 수리해야 한다기에 현재 스톱된 상태랍니다.”

 

그러면서 김 간호사는 박 할머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무료건강한방진료로 국한됐다고 생각하면 오산.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처방과 약침을 받은 어르신들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다시 3층 대강당으로 안내됐다.

 

김태균 동선번영회 부회장(동 바르게살기위원장)으로부터 안내받은 송 모 할머니는 조별 원탁에 착석해 벌써부터 밴드와 흥겨운 공연에 어깨를 들썩이고 함께한 어르신들은 차려진 과일과 떡, 다과, 음료를 들며 매일 오늘 같았으면.” 이구동성. 잔칫집이 따로 없다.

 

동선번영회(회장 김기현) 주최로 열린 어르신 한방진료 및 사랑의 효 잔치가 보기 드문 실속 있는 행사로 재조명받고 있다. 기획서부터 구성진행, 마무리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봉사단체 중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지역주민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 것.

 

이날 효 잔치를 위해 구민가수 출신인 이관우 성북구의회 의원은 음향시설과 노래로 재능 기부했으며, 임현주 의원(부의장)도 칫솔 등을 기부 받아 번영회에 재()기부하는 등 후원자의 발길과 손길이 이어져 주최 측은 즐거운 비명.

 

초청가수의 공연 등 한바탕 신명난 시간을 보낸 어르신들을 동선번영회 회원들이 빈손으로 보내드릴 리 만무. 화사한 꽃바구니와 선물세트(타월소염진통 한방습포제묶음칫솔손부채), 포장떡(백설기호박콩떡), 포장과일(방울토마토오렌지사과키위체리), 다용도볼 외에도 감자탕포장까지 세세한 것까지 빼놓지 않고 챙긴, 속 깊은 정성에 어르신들은 언제 또 이런 행사를 할 거냐며 채근.

 

이명복 동장도 효 잔치가 1회 때도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오늘은 그 이상 뜨거워 깜짝 놀랐다동선동에 번영회 같은 조직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기현 동선번영회장은 곳간이 차니 인심도 나는 법이라며 저와 뜻이 일치한 42명의 임원회원들이 있기에 지역을 윤택하게 가꿀 수 있다며 모든 공을 회원들에게 돌렸다.

 

약자와 빈곤층을 너른 가슴으로 보듬는 동선번영회 42명이 만들어낸 합작품. 그건 바로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숭고한 사랑이었다. <남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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