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SOS 연계, 1인 가구 '절망에서 희망으로'성북구 종암동주민센터, 재가복지서비스, 의료 등 지원…"종암동주민센터는 은인"
“내 누이동생처럼 생긴 종암동 주민센터 복지사가 제겐 은인입니다. 죽지 못해 살던 제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셨으니….”
휠체어에 의지해 한 마디 한 마디 힘겹게 말하다가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힌 이용남 씨(남ㆍ64세). 그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으로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와 첫 걸음을 뗀 소감이었다. 그는 가족의 왕래가 단절된 데다, 지독한 병마에 시달려 수도 없이 자살을 생각했다고.
이 씨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건 2023년 8월경.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가 종암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넉 달 전 환자(이 씨)가 뇌경색으로 입원하고 퇴원하게 됐지만, 보호자가 없어 혼자 생활할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제보에 이기원 동장과 복지플래너 등이 긴급솔루션을 열게 된 것.
이 씨의 집을 방문한 동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다. 가족은커녕 이웃들과 모두 단절된 상태. 또 생활쓰레기더미에서는 악취와 곰팡이 등은 차치하고라도 위생환경이 심히 염려되는 상황. 함께 살던 노모는 2022년 겨울 쓸쓸히 생을 마감했는데, 이때 이 씨는 모친의 사망사실도 모른 채 지방에서 전기기술자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모친의 사망 이후 모든 악재가 날아들었다. 뇌경색으로 인한 언어장애, 반신불수, 안면마비로 응급 입원하게 됐으나, 병원비가 염려된 이 씨는 재활병원으로의 전원을 ‘전격 거부’하며 버텼다.
종암동주민센터는 내부회의를 통해 이 씨를 위한 사례관리에 나섰다. 우선 방치돼 있는 부패한 인스턴트식품을 치우고, 생활쓰레기로 인한 악취로 당장의 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구 자활 팀과 대대적인 환경정비에 나선 것.
또 이 씨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신청을 도왔으며 돌봄SOS(주거편의를 위한 청소, 일시재가, 세탁)를 연계하는 한편, 종암동 특성사업 중 하나인 ‘띵똥벨’로 수시로 이 씨와 안부를 주고받았다.
아울러 서울(형)긴급의료지원으로 재활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동시에 이 씨가 재활에만 전념하도록 도왔으며 내친 김에 장기요양등급 직권신청까지 진행, 재가서비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이 씨의 병세는 눈에 뜨게 호전됐다고.
그러나 2년 전 작고한 모친 명의로 된 임대주택 재계약기간이 다가오면서 다시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 씨 본인 명의 변경에 법무사비용과 공탁금 부족문제로 다시 한 번 난관에 봉착한 것. 이에 종암동 복지팀은 서울사회복지(법)공익센터 변호사와 연계해 상속자 등을 확인하고 공탁처리를 도와 현재 명의 이전처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암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소외된 이웃을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더불어 1인 가구 안전망을 정기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신속한 위기 대응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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